환경·기후테크 스타트업 그리너랩(Greener Lab)이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북유럽 최대 딥테크 행사 '슬러시 2025'에서 한국 스타트업으로는 보기 드문 성과를 냈다.
그리너랩은 슬러시의 핵심 경연 프로그램인 '딥테크 배틀(DeepTech Battle)'에서 톱3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전세계 4대 스타트업 컨퍼런스 중 하나인 슬러시는 올해 1만3000명 이상의 참가자, 6000개 스타트업, 3500명 이상의 글로벌 투자자가 참여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참여 투자기관의 운용자산(AUM)만 약 4조달러(약 5600조원)에 달했다.
인공지능(AI)·환경기술이 올해 주요 화두로 부상하면서, 2만건 이상의 비즈니스 미팅이 이어졌다. 이러한 가운데 그리너랩은 상위 3개 기술기업으로는 이름을 올리며 기술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특히 글로벌 기술·투자 생태계에서 국내 AI 기반 녹지 관리 기술의 가능성을 증명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그리너랩의 핵심 기술은 수목 전자의무기록(EMR) 플랫폼인 '트리에이드(TreeAiD)'다. 병원 EMR처럼 나무의 건강·병해·환경 스트레스 정보를 AI로 진단·기록·예방하는 것이 특징이다.
트리에이드는 50만건 이상 임상 수목 데이터 기반 AI 진단, 병해·수분·영양 이상 등 50종 이상의 생육 문제 자동 감지, 사물인터넷(IoT) 센서 연동을 통한 실시간 환경 데이터 수집, 지자체·국가 단위 녹지 자산 관리 시스템, 탄소크레딧·ESG 정책 개발 데이터 지원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그리너랩 관계자는 "기후위기로 전 세계 도시에서 수목 고사와 병해 확산, 녹지관리의 인력 부족 등의 문제가 급증하고 있다"며 "트리에이드는 '나무의 건강기록'을 확보해 사고 예방과 생태계 회복을 제공하는 AI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행사 현장에선 유럽 기후 선진국들의 협력 문의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회사에 따르면 스위스 혁신청은 그리너랩과의 협력 의사를 공식 밝혔다. 그리너랩은 스위스를 향후 유럽 본부로 삼아 EU 시장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스위스를 거점으로 현지 체류 및 실증 프로젝트 확대하고 파일럿 수준을 넘어 현지 연구개발(R&D)과 정책 개발까지 직접 수행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내년까지 스위스·핀란드·네덜란드와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트리에이드를 도시림·국가산림·스마트시티 인프라에 본격 적용한다는 목표다.
이미 케냐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레이시아 등 다른 국가에서도 서비스 도입이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최주열 그리너랩 공동대표는 "세계 최고의 환경·기술 선진국인 스위스와 핀란드가 그리너랩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큰 의미가 있다"며 "한국의 AI 수목 관리 기술이 유럽 도시의 미래 녹지 관리 표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자신했다.
이어 "한국에서 시작한 환경 AI 기술이 유럽 도시의 녹지 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